기축통화란 국제교역 및 자본시장에서 주축이 되는 통화로 현재는 미국 달러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제무역에서 미국 달러화 결제비율은 47.6%인데 비해 독일 마르크화(15.5%) 등 유럽화폐 결제비율은 25%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러가 등장하면 상황이 달라질 판이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소는 유러발행 이후 세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 중 5천억∼1조달러가 유러로 전환되고 국제무역에서 유러가 차지하는 비중도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 발행이 줄어들 경우 미국 정부는 ‘화폐발행 차액(세뇨리지·화폐발행비용과 화폐액면가와의 차액)’에서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미국은 달러를 발행해 외국에 유통시킴으로써 발행비용과 액면가와의 차이만큼 ‘불로소득’을 누리고 있다.
미국정부가 한해 벌어들이는 세뇨리지는 2백80억달러로 이중 절반가량은 외국인들이 달러를 보유하는 대가로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최고액권으로 1천유러(미화 1천1백달러에 해당)를 발행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미국이 누려오던 세뇨리지의 일부가 EU로 옮겨갈 전망이다.
국제경제전문가들은 유러화가 발행 5년 이내에 달러에 맞먹는 국제기축통화로 자리잡으며 유럽국가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폐통합에 따른 환전비용 감소 등 금융비용 절감효과만 연간 3백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럽통화통합에 따라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한해 0.5%포인트 이상 높아지는 반면 미국은 0.2%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그러나 미 MIT대 돈 부시교수는 “유러의 이득이 곧 달러의 손실이라는 해석은 잘못”이라며 “유럽자본시장의 효율화로 체질이 강화되면 미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자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