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올브라이트美국무 회동 이모저모]

  • 입력 1998년 5월 1일 21시 00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일 오후 청와대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우방국가 장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존경하는 인권지도자이자 한국국민의 진정한 친구로서 환영한다”며 각별한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날 접견은 당초 예정(30분)보다 50분을 초과한 1시간20분 동안이나 계속됐다. 그 중 10분간은 김대통령과 올브라이트 장관 둘이서 밀담을 나누었는데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남북문제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고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이날 “한국국민과 나의 민주화투쟁을 쉬지 않고 도와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인사한 뒤 “한 사람은 장관이 되고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 다시 만났다”며 과거 인연을 회고.

올브라이트 장관은 “인권과 민주주의에 헌신한 김대통령께서 이 나라를 이끌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화답.

그녀는 “86년 여름으로 기억된다. 당시 대통령께서 한국의 인권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준 것을 잊을 수 없다. 그때 주신 휘호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며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 쓰인 휘호를 직접 김대통령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김대통령에게 “김대통령의 지도력 발휘로 한국이 위기 해결을 위해 책임있는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어 다행이다. 훌륭한 지도력은 어려운 결정을 잘하는 것이며 속도를 내 추진하는 것이다”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

그녀는 이어 “김대통령의 성공은 아시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범이 될 것이다. 개혁이 좀더 지속적으로 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은행개혁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 우리도 돕겠다. 시장접근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

이에 김대통령은 “우리도 되도록 은행개혁을 빨리 마무리하려고 한다. 은행개혁이 있어야 기업개혁이 있다”고 답변하고 시장접근 문제에 대한 충분한 협의를 희망.

김대통령은 또 올브라이트 장관이 개혁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묻자 30여분에 걸쳐 소상하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론에 입각한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고 올브라이트 장관은 “6월 미국방문 때 내게 말씀하신 것처럼 (클린턴대통령과 미국민에게) 설명하면 많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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