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금후의 경제정책 기조를 외환위기 관리에서 실물경제 구조조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특히 이달중 가용외환보유고 목표치 3백20억달러 초과분 가운데 20억달러를 수출용 원자재수입에 지원하는 등 모두 23억달러를 중소기업에 지원, 수출 여력을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들에 외채를 포함한 모든 부채내용과 현금흐름 전망, 이자상환 계획 등을 9월말까지 주거래은행에 제출토록 해 은행을 통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양측은 또 성업공사에 의한 부실채권 매입과 정부의 직접출자 등 공공자금을 기업 구제금융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2주 동안 진행된 IMF 이행상황 점검 및 분기별 협의에서 이같이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IMF가 22일 이사회를 열어 6차분 18억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6일 발표했다.
▼거시지표 합의〓정부와 IMF는 외화 유입에 초점을 맞춘 고금리정책을 포기하고 실물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 안정을 바탕으로 콜금리를 계속 인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콜금리 및 중장기 금리가 상반기중 현행 연 20% 안팎에서 10%대 중반까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측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마이너스 1%로 하향조정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더 낮추기로 합의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최대 2백30억달러로 확대하고 실업자 지원을 위해 통합재정수지적자 규모를 최대 GDP의 1.7%(7조8천억원)까지 대폭 늘리기로 했다.
가용 외환보유고 목표치는 6월말 3백20억달러, 연말 4백10억달러로 정했다.
양측은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6월말 1천4백원, 9월말 1천3백50원, 12월말 1천3백원으로 잡았다.
양측은 금리 안정을 위해 2·4분기(4∼6월) 본원통화 공급을 24조원에서 23조5천4백억원으로 4천6백억원만 줄이는 등 총유동성(M3) 및 하반기 본원통화를 신축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 구조조정〓성업공사 등을 통한 공적 자금 사용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승인한 구조조정계획 또는 인수합병(M&A)에 사용하고 이 경우에도 채권자의 부채탕감 및 감자 등을 통해 기존주주에 손실을 부담시키기로 합의했다.
6월말까지 외국인의 은행관리자 취업금지 규정을 없애 7월부터는 외국인도 국내 은행의 행장이나 임원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정상여신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0.5%에서 1.0%로 인상하는 방안을 7월 IMF와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IMF가 이번 협의에서 대주주와 동일계열군에 대한 여신한도 규제를 강화하고 은행과 종합금융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도록 강도높게 요구함에 따라 정부는 건전성 규제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안을 6월말까지 만들어 8월중 발표하기로 했다.
<반병희·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