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식품업계 「환경호르몬」대책 비상…일부선『이상없다』

  • 입력 1998년 5월 10일 19시 48분


일본의 식품업계에 인간의 생식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분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에서는 최근 쓰레기소각장 부근 목장에서 채집한 우유에서 고농도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일본유업협의회는 농수산성과 공동으로 전국 9백여개 우유가공공장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안전성 여부를 확인해 공표키로 했다.

유제품업계보다 더 바빠진 회사들은 인스턴트 라면업체들.

이들 업체는 발포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컵라면 용기에서 ‘스티렌다이머’라는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일본 국립의약품위생연구소의 발표에 반발,‘이 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니신(日淸)식품은 민간연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으며 일본즉석식품공업협회도 올해 2억엔을 들여 컵라면의 안전성을 알리는 홍보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즉석 컵된장을 만드는 하나마루키사는 스티로폼 용기를 아예 종이 용기로 바꿨다.

맥주와 청량음료회사들도 캔의 안쪽 면 칠에서 녹아나오는 ‘비스페놀A’라는 물질이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어 분주하다. 기린맥주는 자사 연구소에서 긴급조사를 실시, “사내 기준치는 식품위생법보다 훨씬 엄격하다”고 해명했다.

후생성도 바빠졌다. 우선 국내 4백여개소의 하천 토양 지하수를 대상으로 오염실태를 조사하고 개구리 새 등 야생 동물 체내의 환경호르몬 축적상태를 조사키로 했다. 또 연구반을 만들어 식품용기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오는지를 서둘러 규명키로 했다.

〈도쿄〓윤상삼특파원〉

▼ 환경호르몬 ▼

호르몬은 아니지만 체내로 들어가면 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해 내분비 계통을 교란시키는 각종 화학물질. 정확하게는 ‘외인(外因)성 내분비교란물질’. 주로 생식기능을 교란하며 신체성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7종의 물질을 이런 물질로 지목했다.

농약 DDT에 의해 수성게의 생식기가 축소된 사례가 있고 선박도료에서 나오는 유기물에 의해 암 소라에 수컷 성기가 생기는 사례도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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