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인구 1천6백만명 가운데 키가 1m93 이상인 사람이 1백만명이나 된다. 자타가 공인하는 키다리들의 나라다.
‘유럽키다리협회’의 본부도 네덜란드에 있고 회장도 2m21의 네덜란드인이다.이때문에 네덜란드인과 함께 서면 보통 유럽인들은 갑자기 ‘꼬마’가 된다.
그런데 네덜란드 자체는 마치 영국작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난쟁이 나라처럼 설계돼 있어 키다리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 실제로 네덜란드의 주택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작은데다 계단은 좁고 가파른 경우가 많다. 도로도 비좁은 편.
지하철 천장까지 낮아 네덜란드 키다리들은 자리에 앉지 못할 경우 고개를 구부린 채 목적지까지 가야 한다.
키 때문에 겪는 국민들의 불만이 점점 거세지자 네덜란드 정부는 최근들어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용주들은 작업장의 각종 설비를 키다리의 몸에 맞게 ‘킹 사이즈’로 갖춰야 한다는 법률이 제정됐으며 그로닝겐대는 최근 강의실 좌석간격을 넓혔다. 키다리들을 독특한 소비자그룹으로 인식, 초대형 옷이나 가구를 만드는 기업도 생겨났다.
네덜란드인이 키가 큰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연구에도 불구하고 치즈와 우유를 엄청나게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것 이외에는 그럴듯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럽키다리협회장 겸 네덜란드키다리협회장인 로브 브루인체스는 “겨울에도 춥지 않기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이 추울 때 몸을 움츠리느라 쓰는 에너지를 키 크는데 쓰기 때문인 것 같다”고 농담스럽게 설명했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