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지는 14일 미 국무부 등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파키스탄이 이란접경 발루치스탄사막의 차가이 힐즈 기지에서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이 첩보위성에 포착됐다”면서 “빠르면 17일 핵실험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타임스는 “이에 따라 13일 빌 클린턴대통령이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총리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자제할 것을 설득했으나 샤리프총리는 ‘(인도에) 맞대응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에 직면해 있다’면서 답변을 피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날 밤 스트로브 탈보트 국무부부장관을 단장으로 한 사절단을 이슬라마바드에 파견, 파키스탄을 설득할 예정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와 관련,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이번 핵실험을 핵개발을 위한 공개초청장으로 간주하는 국가들로 인해 제삼세계가 핵군비경쟁에 빠져들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인도가 다시 핵실험을 강행한데 대해 충격과 분노를 표명하면서 잇달아 제재조치를 발표했으나 인도는 “핵주권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제재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날 △1억4천만달러 직접원조 중단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관의 지원반대 등 인도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중국도 인도의 1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미온적 반응을 보였으나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자 14일 강력한 비난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탕자쉬안(唐家璇)외교부장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를 통해 공동대처방안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외교부 성명에서 “인도의 핵실험은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염원에 대한 공개적인 도전이며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려는 노력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베이징〓홍은택·황의봉특파원·카라치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