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수, 피인수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M&A를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막연한 기대나 판단만으로 ‘결행’할 수도 없는 일.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한 국제 M&A전문가 데이비드 내들러 델타컨설팅그룹 회장의 기고문 ‘M&A십계명’은 이 점에서 새겨둘 만하다.
1.먼저 합병을 꼭 해야 하는지 철저하게 따진다.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애매한 논리는 합병성공을 그르치는 지름길임을 명심할 것.
2.합병대상 기업의 조직부터 면밀히 분석한다. 합병대상 기업의 숫자로 나타난 실적보다는 조직의 건전성과 경영자의 리더십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3.합병기업간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해둔다. 양사 최고경영자간 책임한계를 미리 명확히 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것은 재앙의 씨앗이 된다.
4.통합과정도 합병결정때만큼 신중히 설계한다. 합병발표 후 실제 통합과정을 소홀히해 낭패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5.예기치 않던 문제가 생겼다고 무조건 돈(투자)으로 해결하려 들지 말라. 문제가 생기거나 합병 후 기대효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일단 투자를 멈추고 잘못된 부분부터 고쳐야 한다.
6.피합병기업의 ‘자주와 독립’ 요구를 철저히 경계한다. 인수된 기업은 기존의 방식을 주장하고 변화에 대해 상투적인 저항을 하려 들기 때문에 신뢰가 쌓일 때까지는 자주성을 부여하면 안된다.
7.경험을 통해 검증된 방식은 과감하게 적용한다. 과거 성공을 거둔 핵심적 업무관행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를 합병기업에도 도입한다.
8.합병 후 단기적 실적이 좋다고 변화를 거부해선 안된다. 피합병기업의 좋은 실적은 대개 합병에 필요한 개혁을 막게 마련이다. 단기실적은 좋든 나쁘든 눈을 감아야 한다.
9.합병을 위인설관(爲人設官)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 동정심 때문에 무능한 사내 인사를 피합병기업의 경영진에 보내는 일은 금물이다.
10.경영철학을 놓고 타협하지 말라. 경영철학이나 원칙이 다른 기업과의 합병은 금물이다. 처음에는 실적이 좋아도 결국은 합병이 깨지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정재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