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일단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선언이 가져올수 있는 국가부도의 위기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사태악화에 따른 인도네시아 경제붕괴가 아시아 금융위기를 재연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수하르토대통령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하르토대통령은 18일경 개각을 포함한 종합수습대책을 대국민담화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지만 학생들은 20일 ‘민족 각성의 날’을 맞아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이날이 사태진정 또는 소요악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습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다시 소요사태가 번질 경우 수하르토대통령이 비상대권을 발령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케말 이드리스 예비역 육군중장 등 군부 원로 15명은 16일 성명을 통해 “학생시위대의 요구사항인 정치개혁을 지지한다”며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국민협의회(MPR)’ 비상회의 소집을 요구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수하르토의 최후 지지기반인 군부는 이미 비상계엄대책기구 설치문제 등 ‘포스트 수하르토’시대를 논의하고 있으며 미국과도 긴밀한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탈출러시는 이날도 계속됐다.
일본은 이날 인도네시아에 체재중인 일본인에 대한 소개(疏開)권고명령을 내리고 11대의 임시여객기를 18일까지 인도네시아에 보내기로 했다.
<자카르타·도쿄=김승련·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