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기업이 조업을 중단한 가운데 아예 철수를 결정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현지기업들의 표정과 실태를 정리해 본다.
▼현지 진출기업 표정〓소요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내기업의 피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국민차사업 현지공장 건설공사와 포철이 추진중인 1백만t 규모의 냉연공장 건설공사가 중단됐다. 국민차 공장은 전체 공정의 50%, 시설 및 설비공정은 80%가 달성됐으며 10월경 완공 예정이었으나 사업자체가 수하르토대통령과 긴밀히 연계돼 있어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금융기관들은 루피아화 결제가 정지된 15일부터 문을 닫고 있다. 투자기업들 역시 14일경부터 대부분 잠정휴업에 들어갔으며 현지진출 지사들도 영업을 중단하고 주재원들은 집에 머물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지사장 판단으로 사무실 운영을 잠정 중단했으며 주재원 및 가족의 신변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사들은 사태가 악화할 경우 현지 사무실을 인근 국가로 잠정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다.
자카르타 부근지역에 종합가전공장 건립을 추진중인 대우전자는 파견직원을 귀국시켰다.
30여개 건설업체가 현지에 진출했으나 이미 상당수 업체가 올초부터 현지 철수, 현재 15개만 남아있다. 쌍용건설 등 일부는 직원을 철수시키는 등 대책마련에 부산하다. 내륙 오지에 위치한 댐 교량 등 건설공사는 소요사태의 영향권 밖에 있다.
한편 천연가스(LNG)의 경우 국내 소비물량의 절반이상이 인도네시아 산이어서 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현지진출 현황〓인도네시아에는 한국 기업 3백77개가 진출해 있다. 이중 섬유 신발 완구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체가 1백여개로 28%를 차지한다.
삼성 현대 대우 LG 등 그룹계열사가 51개에 이르며 석유 가스 산림 등 자원개발업체도 10여개에 이른다.
작년말까지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4백97건, 1백2억달러의 현지투자를 해 인도네시아 외국투자국가중 8위를 기록했다.
한국계 기업은 약 20만명의 현지 근로자를 고용, 인도네시아 고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허승호기자·자카르타〓김승련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