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 일가는 도로 항공기 발전소 정유 건설 운송 수산물 은행 TV방송국 전화망 조선소 농장 자동차공장에서 심지어 청소대행업까지 손을 댔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수하르토 주식회사’로 불린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국수를 먹든, 담배를 피우든, 케이블 TV를 보든, 전화를 걸든 일상생활에서 한시도 수하르토가의 ‘돈버는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을 정도다.
수하르토의 맏딸 시티 하르디얀티 루크마나(48)가 운영하는 유료도로회사의 하루수입은 약 20만달러. 그러나 그는 종업원들이 푼돈을 챙기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주머니 없는 근무복을 입혔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올 3월 사회장관으로 입각한 그의 재산은 20억달러로 추산되지만 수하르토 일가중 그가 최고부자는 아니다. 비만타라그룹을 소유한 남동생 밤방을 비롯해 시지트 헤디야티 후토모 후타미 등 동생들이 하나같이 막상막하의 억만장자들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수하르토가의 승낙없는 투자나 대형사업은 거의 있을 수 없다. 한 기업가는 이런 관행을 “제도화된 강도”라고 표현했다.
96년 사망한 수하르토 부인 시티 하르티나는 거의 모든 기업거래에서 커미션을 챙겨 ‘마담 10%’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자녀들은 부모의 탁월한 축재능력을 물려받았다.수하르토의 정치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요즘 그가 스위스은행에 얼마를 도피시켜 놨을지가 화제로 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