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사태 표정]수하르토 퇴임 본격거론

  • 입력 1998년 5월 19일 19시 47분


수하르토정권의 운명을 결정지을 20일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그동안 “재갈이 물려있다”는 혹평을 들어온 인도네시아 언론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영자지 자카르타포스트는 19일자 1면 기사에서 하비비부통령의 대통령직 승계가 합헌적인지에 관해 보도했다. 대통령의 퇴진을 상정한 이같은 보도에 대해 현지 언론인들은 “한주일 전만 해도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최대 일간지 콤파스의 한 간부는 “5백여명이 희생한 14일 백화점 방화사건의 사망자 수를 정부 발표대로 1백56명으로 보도해야 했다”고 고백하고 “더 이상 부끄러운 보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정부는 17일에도 “앞으로 시위관련 TV보도는 국영방송으로 제한한다”며 5개 민영방송의 시위관련 보도를 금지했다.

그러나 언론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특히 자카르타포스트는 19일 ‘의회와 개혁’이란 사설을 통해 “하르모코국회의장의 하야촉구 성명은 변화의 바람을 읽을 수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또다른 현지신문은 “공보장관 시절 언론자유 탄압에 앞장섰던 그의 성명발표는 난파를 앞둔 배에서 뛰어내리는 생쥐같은 행동”이라고 비판, 자유언론의 면모를 보였다.

〈자카르타〓김승련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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