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학생과 재야세력은 새 내각에 불신을 표시하며 하비비의 퇴진을 계속 요구, 정국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하비비는 이날 대통령궁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내각 명단을 발표, “무능 부패 담합과 정실주의로부터 자유로운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새 내각에서는 수하르토의 사임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위란토 국방장관 등 수하르토 시절의 각료 36명 중 14명이 유임되고 22명은 교체됐다.
국민의 가장 큰 반발을 샀던 수하르토의 큰 딸 시티 하르디얀티 사회복지장관과 인도네시아 최고갑부 중 한명으로 수하르토의 골프친구인 모하마드 하산 무역장관은 경질됐다.
하비비는 새 정부의 개혁의지를 보이기 위해 군대변인출신 국회의원으로 수하르토에게 막판 사임압력을 가했던 개혁파 장성 샤르완하미드 중장을 내무장관에 임명했다.
또 집권 골카르당에서만 각료를 뽑아온 관행에서 탈피, 개발통일당(PPP) 인도네시아민주당(PDI) 등 2개 야당과 학계 및 비정부기관 관계자들도 일부 각료에 선발했다.
하비비는 이와 함께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내각의 각료와 함께 임명해온 인도네시아은행(BI)총재는 내각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유임각료 중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관계가 원만한 기난자르 카르타사스미타 경제산업조정장관과 알리 알라타스 외무장관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슬람단체 지도자 아미엔 라이스는 “새 내각에 여전히 족벌주의 요소가 남아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2천여명의 학생은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수하르토 처벌과 하비비 하야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자카르타〓김승련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