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외국계 할인점-국내 백화점업체로 재편양상

  • 입력 1998년 5월 26일 19시 28분


‘할인점은 외국계, 백화점은 국내파.’

유통업계가 외국자본의 공세와 잇따른 부도사태 속에서 ‘외국계 할인점―국내 백화점업체’의 양분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할인점 업계는 외국자본이 그야말로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과 상품조달력을 앞세운 이들은 킴스클럽 등 국내 할인점 업체의 몰락을 틈타 국내시장에 무차별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선두주자는 프랑스계 까르푸. 96년 부천 중동에 처음 점포를 내자마자 선풍을 일으킨 까르푸는 내친 김에 한국시장을 평정하려는 듯 최근 2억달러의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까르푸보다 먼저 들어온 네덜란드계 마크로도 기존의 4개 점포를 확장할 태세다.

또 프랑스계 프로모데스가 새로 뛰어들어 내년 상반기중 부산에 점포를 개점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달초 신세계 백화점과 회원제 할인점인 프라이스클럽을 공동경영키로 한 미국의 코스코사도 한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움직임이다.

코스코사의 프란츠 라자루스 부사장은 “한국 할인점 시장의 장래를 매우 밝게 보고 있다”며 “앞으로 5년내 10개의 프라이스클럽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라며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할인점업계의 최강자 월마트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올초 “금년은 전세계적 체인 확장의 해”라고 공식선언한 월마트는 올해가 미개척지인 한국 진출의 호기라고 보고 뉴코아와 킴스클럽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반면 백화점업계는 외국자본의 ‘무풍지대’로 남아 있는 정반대 양상이다. 외국 백화점이 국내 진출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목 좋은 부지를 찾을 수 없다는 것.

현대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아무데나 점포를 지어도 되는 할인점과 달리 백화점은 사실상 ‘목싸움’”이라면서 “이미 시내 요지는 기존 백화점이 다 차지하고 있어 외국자본이 들어올 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화점업계의 ‘메이저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롯데 신세계 현대 등이 비교적 튼튼한 자본력과 노하우로 버티고 있다는 점도 방어막이 되고 있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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