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대출 日은행들,만기연장 거부-담보 요구

  • 입력 1998년 5월 28일 06시 46분


한국 경제상황이 다시 악화하면서 일본은행들이 일본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을 모두 갚거나 부득이 만기연장을 할 때는 담보를 내놓으라고 통보했다.

27일 도쿄(東京)금융계에 따르면 산와(三和) 다이이치간교(第一勸業) 사쿠라 등 일본은행들은 거래하는 한국기업들에 26, 27일 이틀에 걸쳐 “당분간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의 상환연장이 어렵다”며 “만기연장을 할 때는 담보물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한국계 종합상사의 한 간부는 “한국기업들은 부동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본은행들의 담보요구는 수표 또는 다른 일본은행의 지급보증을 말하는 것이며 사실상 대출금을 어떻게든 갚으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국계 기업관계자도 “갑작스러운 상환 요구는 한국경제상황이 더 악화하면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진데다 일본은행의 자금사정도 급속히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금융기관들은 97회계연도(97년4월∼98년3월) 결산을 앞둔 2월에 만기도래 대출금을 대부분 회수했으나 3,4월에는 만기연장을 허용했었다.

이와 함께 일본 경제계에서는 한국의 경제 불안 양상이 다시 두드러지자 경제위기 재발 가능성을 낮게 보던 시각이 점차 바뀌고 있다.

27일 닛케이주가가 떨어지자 도쿄증시 관계자들은 “한국증시의 침체와 민노총의 파업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아사히신문이 이날 ‘흔들리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연재기사를 시작, 첫회에서 대량실업 문제를 상세히 소개하는 등 언론들도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는 “해고가 본격화하면서 국민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방송도 비슷한 진단을 하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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