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은 하시모토, 남의 말 듣는법 「과외수업」

  • 입력 1998년 5월 28일 19시 18분


“말 많은 총리선생, 이제부터 입을 다물고 남의 말을 듣는 법을 배우시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일본총리가 27일 총리관저로 모교인 게이오(慶應)대 원로교수 3명을 초청, 과외수업을 받았다.

이날 강의는 게이오대 동문으로 조직된 하시모토 후원회의 건의에 따른 것.

후원회측은 “총리는 너무 혼자만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며 과외수업을 권유했다. 이같은 아픈 지적을 수긍하는 듯 그는 묵묵히 강의를 경청했다.

이날 강의의 주제는 △미일(美日)무역문제 △경기대책 △재정개혁 등 경제문제에 집중됐다.

도리이 야스히코(鳥居泰彦) 게이오대총장 등 초빙교수들은 재정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은 의회주도로 무역교섭을 하는 벅찬 상대라는 점을 국민에게 설명하라”고 조언했다.

‘하시모토 불황’이란 신조어를 낳을만큼 경제가 엉망이어서 요즘 어깨가 처져있는 총리로서는 이같은 과외공부를 통해 심기일전의 자세를 가다듬고 싶었을 법도 하다.

하시모토총리는 수업이 끝난 뒤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그는 과외공부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자 “역시 학자는학자다운관점에서사물을 보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해 ‘정치가로서 학자들의 견해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자존심을 내비쳤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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