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마하티르총리는 “자유시장주의가 자본의 이익만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포기토록 하는 극단론으로 쏠리고 있다”며 이같은 자본의 전횡적 지배를 ‘독재적 자본주의’라고 풍자했다.
그는 “독재적 자본주의가 스스로의 추악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 ‘시장세력’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며 “정부규제로부터 민간의 창의력을 해방시켜 번영을 구가하도록 만든 시장시스템이 이제는 자유를 억압하고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맹공했다.
그는 “바로 이 시장시스템이 무고한 동남아인들에게 매우 불공평한 결과를 가져다 줬다”고 강조하고 인도네시아사태를 겨냥한 듯 “시장세력을 거부하는 것은 ‘경제적 재앙’을 뜻하며 시장세력의 요구대로 긴축할 경우에는 기업도산으로 대량실업 폭동 정치불안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마하티르총리는 이어 “아시아 위기의 원인을 찾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시아적 가치’를 거론하고 있지만 서방의 탐욕은 과연 책임이 없는가, 이윤만을 추구하는 마음에 더 큰 책임이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아시아 위기는 유태계 자본 탓”이라는 수준의 종전 주장과는 달리 ‘세계화의 함정’에 대한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비판이라는 평을 받았다.
〈콸라룸푸르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