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街 「구조조정 전문용어」몰랐다간 낭패 십상

  • 입력 1998년 5월 31일 20시 40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계기로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미국 월가의 다양한 구조조정 기법이 신속하게 직수입되고 있다.

이 중에는 워크아웃(Work―out) 헤어컷(haircut) 베일아웃(Bailout) 턴어라운드(Turnaround) 등 두꺼운 영어사전을 찾아봐도 정확한 뜻을 헤아리기 어려운 전문용어들이 많다.

최근 정부 발표문이나 연구기관 보고서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들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구조조정의 방향과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워크아웃〓금융기관을 통한 기업구조조정과 관련, 의미가 가장 폭넓고 핵심적인 용어로 기업과 금융기관이 서로 협의해 진행하는 일련의 구조조정 과정과 결과를 지칭한다.

워크아웃에 사용되는 수단은 다양하다.

기업이 단기부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자생력이 있으면 여러 부채를 만기가 긴 하나의 부채로 통합(Consolidation)한다.

기업의 자금사정과 회생 가능성에 따라 지급유예기간(Grace Qeriod)을 두거나 이자삭감(Interest Relief) 또는 부채삭감(Debt Relief)을 할 수도 있다.

▼턴어라운드〓파산 직전의 회사가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턴어라운드라고 하며 부실기업 회생전문가를 턴어라운드 스페셜리스트라고 한다.

▼헤어컷〓유가증권의 종류와 위험도에 따라 가치를 평가해 특정 회사의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 유가증권의 위험도가 높을 때는 현재 가격보다 낮은 가격이 적용된다. 이 때 가격의 할인율을 헤어컷 비율이라고 한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 매각가 산정에 헤어컷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제일은행 대출채권의 현재가치가 1천억원이라 하더라도 향후 부도위험 등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위험도를 반영해 헤어컷을 하기 때문에 매각가격은 더 낮아진다.

▼베일아웃〓월가에서는 강한 회사가 약한 회사에 금융지원을 하는 것을 지칭한다. 더 넓게는 구제금융을 베일아웃이라고 한다.

IMF와 미국 등 선진국이 한국에 금융지원을 한 것도 베일아웃이며 정부가 금융기관을 구조조정할 때 금융지원을 하는 것도 베일아웃이다.

▼P&A(Purchase And Assumption)와 배드뱅크(bad

bank)〓P&A란 부실 금융기관의 자산과 부채를 우량 금융기관에 인수시키는 것. 금융감독위원회는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할 때 폐쇄나 인수합병보다 이 방식을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P&A를 할 때 팔리지 않는 부실자산과 부채만을 인수하는 기관을 배드뱅크라고한다.

▼브리지론(Bridge Loan)〓특정 기업이 장기 차입금을 빌리는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금융기간이 단기로 빌려주는 것. 3월 로스차일드사가 한라그룹에 10억달러를 빌려주기로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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