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분 벽화에 고구려 밤하늘 담겨있다』…日대학 분석

  • 입력 1998년 5월 31일 20시 40분


일본 나라(奈良)현 아스카(明日香)촌 기토라고분에서 올 3월 발견된 천장벽화 성수도(星宿圖)는 ‘고구려의 밤 하늘’일 가능성이 높아 당시 고구려의 첨단 관측기술이 일본에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카이(東海)대 정보기술센터는 31일 “7세기말∼8세기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고분에서 발견된 성수도와 사신도(四神圖)를 정밀 분석한 결과 별자리를 관측했던 중심 지점이 북위 38∼39도로 한반도 북부 평양 부근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기토라고분 별자리 그림은 하늘의 북극(北極)을 중심으로 내규(內規·1년 내내 지평선 위에 떠있는 별의 범위를 나타내는 선)와 적도(赤道), 외규(外規·연중 한번도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는 별의 범위를 나타내는 선)의 3개 동심원 위에 그려져 있으며 동심원의 직경은 각각 18㎝, 44㎝, 66㎝였다.

도카이대 정보기술센터는 “성수도에서 약 6백개의 별과 34종류의 별자리가 확인됐고 관측연도는 기원전으로 추정된다”며 “관측지점은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 부근”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고분 사신도 중 서쪽 벽에서 발견됐던 백호(白虎)도는 부근 다카마쓰(高松)고분에서 발굴됐던 백호도와 ‘원판 그림’이 동일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두 고분의 주인은 한반도에서 건너온 왕족일 가능성이 크며 부자(父子) 또는 일족의 무덤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시카(滋賀)대 오가사와라 요시히코(小笠原好彦)교수는 “천문도는 아스카(飛鳥)시대에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사찰의 기와에서 고구려 문양이 발견된 점 등에서 고구려와 일본의 관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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