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2일 발표될 미국 국무부의 보고서 초안을 인용, 이들 국가들이 나치 독일에 공급한 전쟁물자의 규모는 5억 달러에 달하며 이밖에 독일이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 희생자들로부터 약탈한 금 3억달러어치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교역량은 현시세로 환산하면 70억달러에 달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이 교역대금의 결제와 예치는 75%가 스위스 중앙은행을 통해 이뤄졌으며 나치 독일이 스위스 은행에 개설한 계좌중 하나인 ‘멜머계좌’에는 당초 추계치의 두배인 금이 예치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현 시세로는 4천만달러 상당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멜머’는 나치의 금 예치임무를 맡고 있던 친위대(SS)장교의 이름. 스위스 은행들은 당시 독일정부 및 민간자산 5억 달러도 별도 예치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서 스위스 은행의 역할이 새롭게 밝혀짐에 따라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와 그 가족들이 약탈당한 금을 되찾기 위해 벌이고 있는 법적 소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많은 유태인 단체들은 이번 보고서가 지난해 5월 스위스에 초점을 맞춘 1차보고서와 달리 다른 중립국들의 친 나치행위를 집중 열거함으로써 스위스의 책임을 다른 국가들로 분산시키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미 정부소속 역사학자들이 나치 자산에 대해 2년여에 걸친 조사를 벌여 작성한 것으로 국무부의 스튜어트 에이젠슈타트 경제담당 차관이 2일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은 중요한 전쟁물자인 철광석과 볼 베어링, 포르투갈은 무기제조용 강철 원료인 철광석과 텅스텐, 이밖에 스페인 터키 아르헨티나 등도 이와 유사한 전쟁물자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