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금융빅뱅(금융제도개혁)에 들어간 일본 금융시장은 전세계 금융기관과의 합종연횡, 1천2백조엔에 이르는 개인자산시장을 놓고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1일 발표된 미국의 거대금융그룹 트래블러스그룹과 일본 증권업계 3위의 닛코(日興)증권의 자본제휴는 일본금융계가 세계금융권 재편에 본격적으로 참여했음을 알리는 신호탄.
물론 미일(美日) 금융기관간 제휴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올들어서만도 메릴린치증권이 지난해 파산한 야마이치(山一)증권의 점포와 직원을 인수했고 미국계 뱅커스 트러스트와 일본채권신용은행도 자본제휴를 발표했다.
노무라(野村)증권과 니혼고교(日本興業)은행이 합작해 회사를 새로 설립키로 합의한 것처럼 일본회사간 ‘일본연합’도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 증권업계 3위가 사실상 미국 금융기관의 우산 아래 들어갔다는 사실이 주는 충격은 일반적 제휴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올해 3월 결산에서 3백81억엔의 경상적자를 기록한 닛코증권은 ‘금융빅뱅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자본증강에 따른 체질강화와 대형 투자가를 유치할 금융투자기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한때 협력관계에 있는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은행과의 전면제휴도 고려했으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해선 서방선진 금융기관과의 제휴밖에는 해결책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편 짝짓기 붐이 본격화되면서 다음 재편대상 금융기관은 어디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금융전문가들이 꼽는 후보는 다이와(大和)증권. 다이와증권의 오랜 파트너인 스미토모(住友)은행과 연대를 강화하는 ‘일본연합’방식을 택할지, 닛코가 택한 ‘국제연합’을 택할지 관심거리다.
〈도쿄〓권순활특파원〉kwon88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