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전면전…상대 수도-공항 폭격

  • 입력 1998년 6월 7일 20시 14분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가 전투기를 동원, 상대방의 수도와 주요 도시를 공습하고 6곳 이상의 국경지대에서 교전이 벌어지는 등 양국간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5일에 이어 6일 미그23 전투기를 동원해 에리트레아의 수도 아스마라 부근의 공군기지와 국제공항 및 아사브항 등을 이틀째 폭격했다.

이날 폭격으로 외국인들이 탈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아스마라 국제공항 일부가 불탔으며 에리트레아측의 대공사격으로 에티오피아 전투기 1대가 격추됐다고 목격자들이 말했다.

에리트레아도 5일부터 에티오피아 북부 메켈레 공항을 폭격했는데 에티오피아 방송은 민간인 44명이 숨지고 1백35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에리트레아측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무력충돌이 격화하면서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서방국가들은 군용기 등을 이용,외교관 및 교민들에 대한 비상대피에 나섰다.

양국간 전쟁의 발단은 30여년간의 독립투쟁 끝에 93년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한 에리트레아가 지난해 11월 화폐개혁을 통해 ‘경제주권’을 선언하면서부터.

에리트레아가 독자화폐를 채택하자 에티오피아는 무역대금결제를 ‘달러’로 할 것을 요구해 에티오피아에 경제의 5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에리트레아 경제에 타격을 줬다.

이에 에리트레아는 지난달 12일 에티오피아의 북동부 티그레주 바담지역을 무력점령했으며 에리트레아가 이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지 않자 5일 에티오피아가 에리트레아의 수도 아스마라의 국제공항 등에 대해 전격 공습을 감행했다.

▼교민상황▼

전장(戰場)이 확대되고 있는 에리트레아에는 현재 도로 항만 주택 등의 건설을 위해 경남기업 및 협력업체 2,3개사 소속 근로자 85명과 10여명의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외교통상부는 7일 에리트레아에 긴급소개령을 내렸으며 근로자와 교민들은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측의 주선에 따라 이탈리아 군용기와 네덜란드 군함을 이용, 인근 지부티와 예맨으로 대피하고 있다.

〈구자룡기자·아스마라APAFP연합〉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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