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대사 『미국은 미래 내다보는 對중국정책 필요』

  • 입력 1998년 6월 10일 19시 44분


이홍구(李洪九)미국주재 한국대사는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 대해 “미국은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아시아 정책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비판한 것으로 9일 유에스에이투데이지에 보도됐다.

이대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중(美中)관계가 경색될 경우 한국은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데 최근 미중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우리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는 “미 의회와 심지어 행정부도 일상적인 문제에 매달려 5년 또는 10년을 내다보는 정책을 입안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떤 측면에서는 중국이 오히려 더 장기적 전망을 갖고 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증거로 “중국은 최근 아시아의 경제위기 속에서 자국 통화인 위안화의 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중국의 직접적 이해관계보다는 인접국가들의 이해관계를 감안,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이 결코 근시안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미국이 5년이나 10년뒤의 아시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떤 대가를 지불하려고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대사는 “미국이 지금까지는 잘해왔지만 냉전이 종식된 이후에는 다른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안정과 통일은 미중간의 친선관계없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이대사는 또 최근 미 의회가 중국이 선거자금 불법기부를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면서 클린턴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외교정책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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