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號, 올가을 「역사속으로」…12년만에 퇴역

  • 입력 1998년 6월 11일 19시 22분


역사상 최초의 유인 우주정거장인 러시아의 미르호가 올 가을 12년간의 일생을 마치고 한줌의 재로 사라지게 된다.

미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미르와 마지막 도킹을 마친 뒤 미국 우주인을 태우고 9일 지구로의 귀환길에 오름에 따라 미르의 운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86년에 발사된 미르는 당초 예상했던 5년을 훌쩍 넘겨 12년이나 임무를 계속했으니 ‘천수’를 누린 셈. 그동안 지구궤도 선회 6만여회, 우주왕복선과 도킹을 90여차례 실시하면서 인류의 우주개발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4년부터 미르호의 실험에 참가해온 미항공우주국(NASA)도 인간의 장기 우주체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얻었다.

미르호 실험은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러시아와 미국이 공조체제를 구축, 다국적 우주기지의 실현가능성을 앞당겼다는 점도 수확이다. 이밖에도 미르에선 지난해 미우주왕복선이 공수해온 농작물 씨앗이 싹을 틔워 우주영농시대를 열었다. 미르에 탑승했던 미국 우주인 데이비드 울프는 텍사스 주지사선거에서 전자우편을 이용한 첫 우주 속 부재자투표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미르는 컴퓨터고장 본체파손 화재발생 등 고장과 사고가 잇달아 우주인의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주면서 해체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99년말로 예정했던 해체계획을 1년 앞당기는 셈이다.

대신 미국과 러시아는 서방 14개국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대체 우주정거장을 추진중에 있다.

[미로호 어떻게 최후맞나?]

▼1단계〓보급모듈이 도킹해 자체 연료장치로 미르호 궤도를 낮춤. 지상 4백㎞이던 궤도가 1백90㎞까지 낮아짐.

▼2단계〓궤도가 지상 2백㎞까지 떨어지면 미르호 승무원은 소유스호를 타고 귀환하고 마지막 보급모듈의 최종 연료분사로 대기권진입 시도.

▼3단계〓1백20t의 미르호는 대기권진입과 동시에 대부분 불에 타고 일부 파편들은 남태평양에 떨어짐.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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