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들 두명을 한자리에서 면담하고 두총재가 서로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하자 워싱턴 정가에는 “김대통령이 두 총재를 화해시켰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김대통령이 이들과 많은 경제문제를 얘기하면서 세계금융계의 두 거물에게 장시간 ‘경제강의’를 하기도 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을 연장자로서 깍듯이 대하면서 “곧 중국에 가는데 어찌 했으면 좋겠느냐”고 자문을 하기도 했다. 대북경제제재 완화와 관련해서는 미의회 지도자들을 설득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미국도착 직후 전략회의를 소집, 미국측으로부터 몇가지 ‘선물’을 추가로 받아내도록 독촉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실무조율과정에서 가장 신경전을 벌였던 것은 제2선방어 지원자금 제공을 명시적으로 재확인하는 문제였다.
또 미국의 대한(對韓)투자조사단 파견은 전례가 드물어 한국정부의 실무관계자들도 실현가능성에 별로 기대를 걸지 않았으나 클린턴대통령이 회담 도중 김대통령의 제안을 수용, 즉석에서 윌리엄 데일리 미상무장관에게 검토토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