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면 잠부터 청하고 보는 승객들이 적지 않다. ‘자는게 남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이제부터 싱가포르항공(SIA) 등 몇몇 항공사를 이용할 경우 승객들은 잠을 자기에는 아까운 여러가지 유혹을 만나게 됐다.
첫째가 비디오 오디오 컴퓨터게임 시설을 갖춘 기내 오락시스템이고 둘째는 도박시설.
SIA는 최근 싱가포르∼도쿄(東京), 싱가포르∼홍콩 등의 단거리 노선에 취항하는 보잉747기에 블랙잭 포커 등을 즐길 수 있는 전자도박장치를 설치했다.
승객들은 좌석마다 설치돼 있는 비디오스크린과 조종장치를 이용해 갖가지 도박을 즐길 수 있다. 한 번에 0.25∼3달러, 1인당 3백50달러(약 49만원)까지 걸 수 있으며 한 사람이 딸 수 있는 금액은 최고 3천5백달러로 제한했다. 딴 돈은 고객의 은행계좌에 입금되며 잃은 돈은 그만큼 계좌에서 빠져나간다.
SIA는 조만간 오락시스템을 갖춘 모든 항공기에 도박장치를 설치할 계획. 오락시스템에 소프트웨어만 추가하면 되므로 시설은 간단하다.
SIA에 앞서 지난해 기내에 첫번째로 전자도박장치를 도입한 항공사는 스위스에어였으며 올 3월 오스트리아 라우다항공이 뒤따랐다. 서비스가 뛰어나기로 소문난 이들 항공사는 이 도박장비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세계적인 항공산업 불황속에서 기내도박시설 도입이 승객을 끌어들이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날 경우 세계 항공사들은 잇따라 기내에 이 시설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윤기자·싱가포르DPA〉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