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도착한 클린턴대통령 일행이 붉은 주단을 밟고 조교를 건너 성문앞에 이르면 개문(開門)을 상징하는 황금열쇠가 클린턴대통령에게 증정된다. 이어 종루의 종이 일제히 타종되고 궁중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대통령일행은 당(唐)나라 궁녀복장을 한 여인들이 붉은 등을 들고 양쪽으로 늘어선 길을 따라 입성한다.
클린턴대통령의 중국방문은 중국의 최강성기였던 당나라 때의 황제 입성의식을 재현한 시안에서의 화려한 환영식으로 시작된다.
양국이 이처럼 클린턴대통령의 첫 방문지로 문화적 고도(古都)시안을 택하고 황제급의 환영의식을 갖기로 한 것은 중국의 계산 때문이다. 중국은 5천년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보유한 문명국임을 대내외에 화려하게 보여주는 이벤트로 이 영접의식을 기획했다.
미국측도 거부할 이유가 없다. 백악관측은 미국민에게 중국의 역사적 진면목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중국에 대한 긍정적 이해를 유도, 중국방문을 강행하는데 따른 시비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린턴은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서도 최고의 예우를 받는다. 그가 묵을 댜오위타이(釣魚臺)국빈관 18호동에는 용상(龍床)이 놓인 중국 전통의 침실 20여개를 준비했다.
홍콩으로 떠나기 전 방문할 구이린(桂林)에서는 호화유람선이 클린턴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그는 유람선을 타고 기묘한 봉우리들이 절경을 이루는 리 강을 감상하게 된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