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손상찬/여성활약 눈부신 콜럼비아

  • 입력 1998년 6월 25일 07시 17분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시는 해발 2천6백50m의 고원지대에 있다. 고지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진다. 저지대에 비해 24%정도 산소가 적기 때문이다. 어지럼증 식욕부진 같은 것도 나타난다. 저지대보다 물이 빨리 끓기 때문에 밥이 잘 안되니까 이곳에서 지어 먹는 밥은 맛이 없다. 식욕부진과 산소부족에 따른 상대적 과로로 이곳 주재원들 중에는 살찐 사람을 보기 힘들다. 부임후 6개월만에 12㎏이 빠진 사람도 있다.

주재원 부인들은 현지적응 오리엔테이션에서 살이 빠진다는 말에 솔깃해 은근히 기대를 하지만 왜 그런지 여자들에게는 체중감소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곳 교민들은 농반진반으로 콜롬비아 토양의 음기가 세서 그렇다고들 한다.

그때문인지 몰라도 콜롬비아에서는 여자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다. 남미 여러 국가들중에서도 여성의 사회참여도가 가장 높다. 장차관 중에 여성이 많고 서비스 마케팅 업종은 거의 여성이 장악하고 있으며 언론 교육분야에서도 여성이 많이 활약한다. 지난달말 대통령선거에서는 외무부장관 출신의 노에미 사닌이라는 여성 후보가 출마해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자유당과 보수당이 번갈아 집권하는 이 나라에서 사닌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27%의 지지율로 3위를 했다.

역대 무소속 후보중 가장 많은 표를 모았는데 이는 양당체제와 기존 인물에 식상한 유권자들이 사닌에게서 신선미와 변화의 가능성을 느꼈기 때문인 듯하다.

손상찬(KOTRA 보고타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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