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도 통역도 없이 저녁식사를 겸해 진행되는 이 회합에는 매번 똑같은 13명이 참석한다. 모두가 친숙한 사이이기 때문에 성은 생략하고 이름을 부르면서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하며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
워싱턴포스트지는 28일 이 비밀회합이 아시아의 금융위기 속에서도 세계경제가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숨은 비결이라고 보도했다.
건물의 주인은 최근 한국 은행들에 자기자본비율을 맞출 것을 요구해 잘 알려진 국제결제은행(BIS).
1930년 독일과 1차 세계대전 패전국들의 배상금 지불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뒤 점차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역할을 증대시켜온 국제금융질서의 핵심기관이다.
포스트에 따르면 비밀회합 참석자들은 서방선진 10개국(G10)의 중앙은행총재와 앤드루 크로켓 BIS총재. 미국에서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과 뉴욕 FED 총재 윌리엄 맥도너가 참석한다.
최근 열린 회합에서는 일본과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국제금융질서를 교란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
95년 멕시코 위기나 80년대 중남미의 외채위기때도 여기서 논의된 결과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국들의 공동대응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외환위기때도 여기서 다져진 선진국들의 대응책이 올해 1월 외채상환기한 연장합의를 이끌어낸 바탕이 됐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비밀회합은 다음달 11일 처음으로 스위스 땅을 떠나 일본에서 개최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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