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들은 사립대학을 연설 장소로 선호한다. 대통령이 사립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국가와 인류의 미래에 관해 얘기한다는 사실 자체가 갖는 독립성 상징성 때문이다. 또한 젊음 지성 열정 순수와 같은 대학 특유의 분위기가 대통령과 그의 연설을 한결 설득력있게 만든다.
레이건과 부시, 클린턴대통령도 대학에서 자주 연설했다. 29일 베이징(北京)대에서 한 연설은 가장 최근의 예다.
클린턴대통령은 96년 8월에는 조지 워싱턴대에서 연설했다. 당시에는 애틀랜타 올림픽공원의 폭탄테러로 테러에 대한 공포가 고조됐을 때였다. 그는 ‘변화하는 세계의 안전문제’라는 제목의 이 연설에서 “테러리즘과 싸우는것이 미국에 주어진 책무”라고 언명했다.
부시대통령의 대학연설도 인상에 남는 것이 많았다. 91년 5월 프린스턴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기념 강연을 한 그는 ‘대통령의 권한’이란 주제로 특강했다.
90년 6월 고르바초프 구소련대통령도 미국의 스탠퍼드대에서 기억에 남을 연설을 했다. 방미(訪美)중 샌프란시스코에서 당시 노태우(盧泰愚)대통령과도 만나 한소(韓蘇)수교의 기초를 놓았던 그는 이어 스탠퍼드대에서 냉전 종식을 확인하고 새로운 미소(美蘇)관계 정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재호기자〉leej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