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열정이 지나쳐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하지만 이들은 모두 월드컵을 기회삼아 그들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훌륭한 문화사절인 셈이다.
각국의 문화예술행사도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며칠전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가 파리지하철공사와 공동으로 파리 중심가의 지하철역인 오베르역에 개설한 한국관광홍보관은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 씁쓸했다.
주최측은 한복과 관광사진 전시, 명승지와 풍속을 소개하는 비디오 상영, 전통공예품과 한국음식판매코너 등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국에서 ‘우리 것’을 만나 느낀 감동은 길지 못했다. 닭날개튀김이 토속음식으로 둔갑, 판매되고 있었고 태권도코너에서는 베트남출신 프랑스인이 상담을 했다.
중국 특산품인 유리공예품이 한국을 대표하는 민예품으로 나와 있기도 했다. 단지 국산이라는 이유로 손목시계와 머리핀도 특산품 판매대에 진열됐다.
주최측은 몇 명 안되는 직원에 예산도 부족해 준비가 소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알려야 할 우리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남이 하니까 할 수 없이 뭔가 해야겠다는 자세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비록 남들처럼 샹젤리제거리에서 승리를 축하할 기회는 놓쳤지만 대사관이나 관광공사가 차기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한국을 알릴 기회를 100% 활용했으면 한다.
김세원<파리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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