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청년보는 9일 1면 머릿기사로 “4인조 강도로부터 23군데나 칼을 맞고 쓰러지면서도 위기에 처한 여성을 구출한 용감한 경관의 죽음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의 애도속에 7일 치러진 장례식의 주인공은 하얼빈시 타이핑(太平)공안분국 형사경찰대대 소속 경찰관 루안쥔(欒軍·39).
지난달 28일 오후 5시경. 일요일임에도 거리순찰에 나선 루안쥔이 쑹화(松花)강변에 이르렀을 때 강변 숲속에서 젊은 여성의 비명이 들렸다. 이 지역은 평소 데이트 남녀를 상대로 한 강도행위가 잦은 곳.
루안이 현장으로 뛰어가면서 “누구냐”고 소리치는 순간 숲속에서 4명의 괴한이 뛰쳐나와 예리한 칼을 휘둘렀다. 루안은 이들과 격투를 벌이면서 한 손으로 권총을 뽑아들었으나 순식간에 괴한들의 칼에 23곳을 찔렸다.
심장 간 비장 등 치명적 부위에만 8군데나 찔려 쓰러지면서도 루안은 사력을 다해 권총 3발을 발사해 괴한 1명의 왼쪽다리를 명중시켰다. 다리에 총알을 맞은 괴한은 현장에서, 나머지 3명은 다음날 모두 체포됐다.
목격자들은 “루안이 권총을 손에 쥔 채 눈을 부릅뜬 모습으로 죽어갔다”고 전했다.
루안의 장례식에는 쏟아지는 비를 무릅쓰고 10만여명의 시민이 몰려들었다. 루안의 영구차가 묘지로 향하는 길에는 모든 차량들이 멈춰 애도를 표했고 그가 11년간 근무했던 신러지에(新樂街)파출소 관할지역 주민중에는 울부짖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헤이룽장(黑龍江)성 공안청으로부터 ‘사건해결왕’이라는 칭호와 함께 여러 차례 상을 받은 모범경관 루안. 시민들은 “특히 노인을 가족처럼 잘 보살펴 주었던 사람이었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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