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와 채권단은 입찰공고와 함께 현대 대우 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 3사와 해외 20개업체등 모두 23개사에 입찰안내문을 발송할 계획.
이번에 제시될 입찰조건은 미국의 앤더슨 컨설팅사가 작성한 용역보고서를 토대로 마련된 것으로 △부채탕감없이 이자율만 인하하고 △입찰가격과 기술력 고용승계 자본조달 능력 등 종합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를 인수자로 선정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입찰설명회에선 입찰 방법과 기아에 대한 모든 정보가 제공되며 입찰의향서 제출업체에는 기아에 대한 실사기회도 부여한다.
그러나 현대 삼성 대우 등 그동안 기아인수의사를 표명해온 국내업체들은 정부와 채권금융단이 마련한 이같은 매각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말로 예정된 1차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아 경영진도 입찰자격조건과 낙찰자 선정 기준이 복잡해 1차 입찰이 유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11조8천억원에 이르는 기아와 아시아자동차의 부채를 탕감하지 않은채 이 두 업체를 인수할만한 업체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감자후 발행하는 1조5천억∼2조3천억원어치의 신주(新株)중 51%이상을 인수해야 한다. 따라서 액면가 기준만으로도 최소한 7천6백억∼1조1천7백억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기아자동차의 경우 자산보다 부채가 1조원 많을 뿐만 아니라 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아시아자동차는 매입할 가치가 없는 업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동차업계에선 정부의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 일괄매각으로 1개 업체가 단독으로 인수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포드―삼성 또는 포드―스카니아 등의 제휴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