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최후의 황제 니콜라이2세,80년만에 왕가묘역 안장

  • 입력 1998년 7월 15일 19시 52분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와 황후 알렉산드라, 그리고 5명의 자녀 유해가 학살당한지 만 80년만인 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로마노프왕가 묘역에 안장된다.

마지막 황제 가족이 4명의 시종과 함께 도피해 있던 예카테린부르크의 이파티예프 집 지하실에서 볼셰비키 혁명요원들에게 처형된 것은 1918년 7월 17일 밤. 그로부터 80년만에 니콜라이 2세 일가의 유해로 공식 확인된 유골들이 7년간의 진위논쟁 끝에 영구 안장되는 것이다.

예카테린부르크 시립 안치소를 떠난 황제일가의 유골은 16일 영구차로 예수승천교회로 옮겨져 하룻밤을 지낸 뒤 비행기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한다. 이곳에서 로마노프왕가의 선대가 묻힌 ‘성 베드로와 바울 교회’묘지에 안장되는 것. 장례식은 조촐하지만 국가의 돈으로 치르는 국장. 그러나 러시아정교회의 알렉세이 2세 대주교도, 예카테린부르크 출신인 보리스 옐친대통령도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국민의 관심도 높지 않다. 로마노프 왕조의 후반기 황제들이 저지른 학정(虐政)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와 서유럽에 흩어져 사는 로마노프왕가 후손들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쓸쓸하게 장례준비를 하고 있다.

1991년 발굴된 유골들은 진위 논쟁에 휩싸여왔다. 영국 미국 러시아전문가들이 유전자감식으로 올해초 ‘진본’으로 결론냈으나 교회측은 “혁명직후 망명신도들이 황제의 유해일부를 브뤼셀로 옮겨 묻었다”고 주장하며 진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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