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D램반도체 감산 동참…내달께 가격회복 기대

  • 입력 1998년 7월 22일 19시 26분


뜸을 들이던 일본 반도체 업계가 한국에 이어 결국 감산 카드를 뽑아들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국내 업체가 감산을 단행한 지 한달만의 일.

세계 반도체 시장의 양대축인 한일 양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을 더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일본의 D램 메이커인 NEC와 히타치는 22일 “여름 휴가기간 중 64메가D램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NEC의 경우 히로시마공장은 3일간, 규슈공장은 5일간 가동을 중단한다. NEC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대형 업체.

시장 점유율 4위인 히타치는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1차 감산을 한 후 8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다시 라인을 멈춘다. 9일간의 감산은 사상 최장.

이에 따라 D램은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에서 공급 부족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에서 1,3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일본에 앞서 지난달 일주일씩 1차 감산을 실시한 데 이어 현재 2차 감산에 들어간 상태. 여기에 지난달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D램 사업을 인수한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러지사(지난해 5위)가 라인 재정비 작업을 하느라 일부 공장 가동을 중지하고 있다. 상위 1∼5위 업체 모두 생산량을 줄이게 되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심리적 효과까지 감안하면 8,9월중에 16메가D램의 경우 3.85달러선을, 64메가는 14, 15달러선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일부 16메가D램은 미주 현물시장에서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1달러선에, 64메가D램은 7∼8달러선까지 폭락한 상태.

일본의 감산 발표로 일찌감치 감산에 들어갔던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한국업체만 감산할 경우 2위 생산국인 일본만 득을 보고 오히려 감산을 단행한 업체는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말끔히 씻게 됐다”고 밝혔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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