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는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이긴 미국의 영토가 돼 3백90여년간의 스페인 식민지에서 벗어났다.
미국령 1백주년을 맞아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하원이 3월 ‘푸에르토리코가 주민투표로 주편입을 원하는 경우 허용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상원도 올해안에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킬 예정이기 때문.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집권 신전진당이 미국편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반면 야당인 푸에르토리코 독립당은 새로운 종속과 굴종의 역사가 시작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고민속에서도 대다수의 푸에르토리코인들은 미국으로부터 한해 1백억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으며 1인당 국민소득이 8천달러로 인근 중남미국가보다 월등히 나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반면 51번째 주로 미국에 편입되는 경우 92년부터 스페인어와 함께 공용어로 추가된 영어가 스페인어를 압도해 독자적인 문화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1917년부터 푸에르토리코 주민에게 미국의 시민권을 부여해 미국으로의 이주를 허용하고 있다. 현재 3백80만명의 푸에르토리코인 중 절반 이상인 2백만명 가량이 미국에 살고 있다. 미국으로 이주한 푸에르토리코인들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 투표권을 갖는 등 미국 국민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푸에르토리코는 93년 그들의 장래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49% 대 46%로 찬반이 거의 비슷했다. 당시 투표는 미국이 인정한 것이 아니어서 미국령이라는 푸에르토리코의 지위에는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