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 해일]어린이 피해 커 한世代 공백위기

  • 입력 1998년 7월 22일 19시 37분


17일 파푸아뉴기니 북부해안 7개 마을을 강타한 해일로 이 지역의 어린이 대부분이 희생돼 한 세대가 완전히 공백상태에 빠질 위기에 있다.

와라오푸마을의 닉 멩카이 초등학교장은 21일 바니모 난민수용소에서 “우리 마을에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어 학생이 살아 있다고 믿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와라오푸 초등학교 재학생은 3백명이었으나 대부분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세사레 보니벤토 가톨릭교회 주교는 어린이들을 찾기 위해 해일로 완전히 파괴된 와라오푸 시사노 아루프 등 3개 마을을 방문한 뒤 “성당에서 일부 어린이만을 발견했다”며 “아루프마을의 경우 국경일을 맞아 어린이 2백명을 포함한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다 모두 해일에 휩쓸려 갔다”고 밝혔다. 현지 바니모병원의 존 노베트원장도 “혼잡한 병동은 울부짖고 있는 부모들로 가득차 있으나 기본적으로 어린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엄청난 해일로 해안 지역의 학교시설은 거의 파괴됐으나 학교가 있어도 학교에 다닐 어린이들이 없는 형편이다.

통나무를 얽어 만든 임시 병원에는 간신히 생존한 일부 어린이들이 입원해 있으나 폐에 들어간 바닷물로 인해 대부분이 폐렴 등 질병을 앓고 있는 중환자들이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병원에서 일하는 호주인 폴 테일러는 “몸에 작은 상처만 입은 어린이들도 각종 질병에 쉽게 감염되고 상태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성희기자·바니모AFP연합〉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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