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포드와 제휴를 추진하다 포기했던 삼성자동차도 다시 포드에 접근하는 등 업체간 짝짓기 움직임이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머지않아 제휴양상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제휴 모색하는 포드와 스카니아〓아시아자동차 인수를 희망하는 스카니아사와 기아를 필요로 하는 포드사는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 두 회사간 제휴 협상은 현재 상당히 진전된 상태이며 4일에는 양사 실무자들이 공동으로 광주 아시아자동차공장을 실사(實査)했다.
입찰의향서를 제출치 않아 입찰자격이 없는 스카니아사가 실사에 참여하게 된 것은 포드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
비록 스카니아가 단독으로는 입찰에 참가할 자격이 없지만 포드가 구성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부(副)응찰자로서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기아인수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포드사 웨인 부커부회장은 이와 관련, “스카니아사와 폭넓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제휴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카니아사는 아시아자동차와 10년 이상 기술제휴를 해온데다 아시아시장 공략차원에서 아시아자동차 인수를 희망해왔으나 정부가 기아와 아시아자동차를 일괄매각키로 결정한데 따라 포드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포드에 다시 접근하는 삼성〓삼성자동차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포드와의 제휴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삼성은 포드가 자회사인 일본의 마쓰다자동차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11조원이 넘는 기아―아시아의 부채를 감당하기 버거운 만큼 막판엔 결국 삼성에 손을 내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드와 삼성이 제휴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포드가 삼성에 컨소시엄 참여 조건으로 2조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으나 삼성측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기아인수가 물건너갈 경우 기존 제휴선인 닛산자동차 외에 유럽업체와 제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무관심한 GM 대우〓전격적인 입찰의향서 제출로 눈길을 끌었던 GM은 지난달 27일 입찰설명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 GM은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공장에 대한 실사를 신청하지도 않았으며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기아 경영진을 만나 기아의 내부사정을 문의하지 않았다. 또 입찰설명회 당일 GM은 미국 본사가 아닌 한국과 홍콩주재 직원을 보내 기아입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인상을 풍겼다.
자동차업계에선 GM이 21일까지 입찰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것이며 입찰에도 불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때 GM 현대와 제휴, 기아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대우는 기아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대신 GM과의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작업을 마무리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현대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인 금강산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현재는 현대자동차가 전담 처리하고 있는 상황.
▼낙찰자 세부평가기준〓6일 공개된 낙찰자 평가기준을 보면 우선 기아와 아시아의 평가점수를 산정한 뒤 기아 15, 아시아 6의 가중치를 부여해 종합평점으로 낙찰자를 선정한다.
세부평가기준은 응찰가 30%에 대해 주당가격 25점, 인수주식수량 2점, 자금조달방법 3점을 배정했다. 현금흐름 30%는 사업계획상의 장기 현금흐름 25점, 현금흐름의 타당성 5점을, 경쟁력 및 장기발전 기여도 15%에 대해서는 기술경쟁력 향상 기여도 5점, 경쟁력제고 5점, 기아브랜드 사용 및 발전 5점을 각각 부여했다.
또 국민경제 기여도는 종업원고용규모 15점, 수출규모 10점 등을 배정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