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성명내용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반응은 엇갈렸다.민주당 지도부는 18일 “깊이 실망했다”며 비판했으며 일부 의원은 클린턴대통령의 자진사임을 요구하는 등 클린턴대통령의 당내 장악력도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반면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스타검사의 수사보고서가 의회에 도착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며 입장 표명을 자제,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인상을 주기 않기 위해 부심했다.
한편 힐러리여사는 이날 클린턴과 딸 첼시와 함께 매사추세츠주 휴양지 마서스 빈야드로 2주간의 휴가를 떠나면서 “남편을 변함없이 사랑하고 신뢰한다”면서 “남편을 용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증언과 관련된 각종 화제.
▼대국민성명 작성 뒷얘기〓클린턴대통령은 17일 발표한 대국민 연설문 작성 과정에서 보좌진과 격론을 벌였으며 힐러리여사의 지원으로 스타검사에 대한 클린턴의 ‘억하심정’이 담긴 연설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대통령은 연설 전날인 16일 스타검사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담은 초안을 작성해 보좌관들에게 검토토록 했다. 보좌관들은 그러나 인신공격적인 ‘비속한 용어들’을 삭제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사과하는 부드러운 내용으로 바꿨다. 증언을 마친 뒤 보좌관들이 수정한 연설 문안을 본 클린턴대통령과 힐러리여사는 ‘필사적으로 대통령을 넘어뜨리려고 발악하는 광신자(스타 검사)’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따라 스타검사에 대한 공격적인 내용이 최종 문안에 포함됐다.
▼치열한 공방전〓클린턴대통령은 연방 대배심 증언에서 자못 도전적인 자세를 취했으며 10개 이상의 질문은 대답하지 않는 등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18일 미언론에 따르면 클린턴대통령은 르윈스키와의 성관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말하기를 여러 차례 거부했으며 ‘위증함정’에 걸려들지 않기위해 몇몇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클린턴이 침묵하자 스타검사는 재소환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이에대해 클린턴이 화를 내는 바람에 증언이 1시간이나 중단되기도 했다.
▼르윈스키의 넥타이〓스타검사는 17일 클린턴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대통령이 황금색 넥타이를 맨 사진을 들이대며 “르윈스키가 연방대배심에서 증언한 6일 백악관의 한 행사에서 왜 이 넥타이를 맸느냐”고 따졌다.
문제의 넥타이는 르윈스키가 96년 클린턴의 50회 생일 때 “매일 만날 수 없지만 당신이 이 넥타이를 매면 내가 당신 가슴에 가까이 있는 것으로 알겠다”며 선물한 것. 르윈스키가 증언하던날 클린턴은 이 넥타이를 맨 채 한 행사에 참석했고 연설장면은 TV에 중계됐다. 스타 검사는 클린턴이 르윈스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의심하고 당시 사진을 들이대며 이유를 따졌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APAFP연합〉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