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환거래가 거의 중단된 가운데 일부에서는 연말까지의 환율상한선인 달러당 9.5루블이 무너졌으며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야권은 옐친정권의 경제실정을 공격하면서 비상연립내각 구성 등 파상공세를 거듭하는가 하면 경제개혁법안의 통과에도 협조하지 않고 있어 러시아 장래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힘빠진 옐친정권〓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공산당당수는 18일 “옐친은 완전히 평가절하됐다”며 즉각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
겐나디 셀레즈뇨프 하원의장도 “21일 의회가 소집되면 연립정부 구성을 포함한 개각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좌파 야당지도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는 재정 및 경제적 위기에 빠졌다”며 “새로운 사회 경제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협의를 즉각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세르게이 키리옌코총리, 세르게이 두비닌 중앙은행총재, 알렉산드르 리브시츠 대통령경제고문이 일괄사표를 냈으나 리브시츠의 사표만 수리됐다.
▼휘청거리는 경제〓18일 러시아 주가(RTS)는 전날보다 9.01% 급락해 28개월만의 최저치인 99.58을 기록했다.
모스크바 은행간 외환시장에서 17일 달러당 6.43루블이던 환율은 18일 6.88루블을 웃돌았다. 그러나 거리 환전소에서는 달러당 9루블에 거래됐으며 민스크 등 일부 지방에서는 10루블에도 거래됐다.
셀레즈뇨프 하원의장은 “두달 안에 평가절하가 더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라토리엄의 범위〓러시아중앙은행은 정부의 발표 직후 혼선을 빚은 모라토리엄의 적용대상을 18일 밝혔다.
대상은 루블화표시 단기국채(GKO)외에 금융기관 및 법인이 1백80일 이상 만기로 외국인에게 빌린 금융차관, 환매조건부 증권을 담보로 한 보험료, 물환거래분 등이다.
러시아연방정부와 중앙은행 등의 채무는 대상이 아니지만 모라토리엄 발표 후 도입된 차관은 원리금 상환이 유예된다.
한편 키리옌코 러시아총리는 18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에게 친서를 보내 일본이 2000년 3월까지 러시아에 융자키로 한 15억달러를 앞당겨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희상기자·도쿄〓권순활특파원〉he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