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75기를 발사한 규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잠재적인 테러위협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처하고 또 그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동안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의 대 테러작전을 통해 비밀리에 많은 테러기도를 저지해왔던 미국이 이처럼 공개적인 선제공격으로 대응한 적은 없었다.
미국은 이번 작전배경으로 각종 테러의 배후조종혐의를 받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중인 아프가니스탄의 즈하와르 킬리 캠프에 테러리스트들을 20일 불러모아 또다른 테러를 모의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 있는 한 화학공장을 폭격한 것도 이 공장에서 앞으로 개발될 생화학 무기가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들어갈지 모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 미국인의 희생으로 나타나기 전에 테러조직을 미리 치겠다는 이번 공격의 메시지는 대 테러 작전의 중요한 전환을 예고하는 것이다.
미 백악관은 이번 공격이 르윈스키 사건으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국면전환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 반론을 펴고 있다. 이번 작전은 아프리카 미 대사관 폭탄테러가 발생한 후 이에 대한 후속대책으로 9일전부터 준비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 대통령은 12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처음 작전계획에 대해 브리핑받았으며 14일 잠정적으로 OK사인을 준뒤 20일 오전3시 최종결단을 내렸다는 것.
이번 기습공격에 대해 미국민은 타이밍의 미묘함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CNN의 여론조사 결과 66%가 찬성, 19%가 반대의견을 보였다.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 등 의회의 여야지도자들도 즉각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미국은 심지어 80년 실패로 돌아간 이란 인질 구출작전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갈 만큼 외국과 분쟁이 발생하면 단결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이번 작전을 계기로 이슬람권의 테러와 미국의 보복이 악순환으로 이어질 경우 클린턴 대통령은 대단히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