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케냐와 탄자니아 미 대사관에 대한 폭탄테러의 배후조종자로 사우디아라비아출신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 그가 은신한 아프가니스탄과, 테러리스트와 연결돼 있다는 수단의 한 화학공장을 폭격했다.
그러나 20일 클린턴 대통령이나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 휴즈 셀톤 합참의장 등 미국의 관리 어느 누구도 빈 라덴이 폭탄테러에 개입한 증거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언론보도를 통해 미 수사기관이 빈 라덴을 폭탄테러의 용의자로 보고 있다는 것은 흘러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행정부 관리들이 강력한 증거가 포착됐다면서 자신들의 말을 믿으라고 하지만 과연 어떤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밝히길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86년 베를린 미군부대 나이트클럽 폭파사건으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리비아에 대한 보복공습을 지시한 상황과도 다르다. 당시에는 서독의 수사당국이 리비아 외교관을 체포, 리비아 정보기관의 소행이라는 진술을 받아냄으로써 리비아 공습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