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거리 1천7백∼2천2백㎞에 이르는 대포동 1호 미사일을 개발한 사실은 알려져왔으나 이 미사일이 시험발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북한의 대포동1호 미사일이 이날 낮12시7분 함경북도 김책시 부근 대포동 미사일시험기지에서 발사돼 1천3백80㎞를 날아 북위 40도11분, 동경 1백47도50분 일본 미사와(三澤) 동북방 5백80㎞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공식확인했다.
이 미사일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일본 본토를 가로질러 북태평양상에 떨어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발사된 대포동1호는 군사위성 등을 통해 이미 한달 전부터 북한이 발사 준비에 들어간 것을 우리측이 파악하고 있었다”며 “발사성공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포동1호의 탄착(彈着)지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동1호는 사거리가 1천∼1천3백㎞인 단거리 미사일 노동1호를 개조해 만든 중거리 미사일로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84년 스커드B, 86년 스커드C, 93년5월 노동1호 등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
한편 정부는 갑작스러운 대포동1호의 시험발사 배경을 △김정일(金正日)의 주석직 승계가 확실시되는 9월9일(정권수립 5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추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의도 △미사일협상과 핵동결 협정 이행문제, 한반도4자회담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31일 속개된 북―미(北―美) 고위급회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시도 등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80년대 초반부터 줄곧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집착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개발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방위청 고위관계자는 이날 밤 기자회견을 통해 탄착지점은 태평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방위청 한 간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항속거리는 1천3백㎞이며 △제1단 로켓이 동해에 떨어졌고 △탄두부는 태평양쪽에 탄착됐다고 밝히고 “발사 직후 정보가 있었으나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100% 확인될 때까지 정확한 탄착지점의 발표를 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CNN방송도 이날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9백60여마일 떨어진 태평양에 탄착됐다고 보도했다.
〈도쿄〓윤상삼특파원·성동기기자〉yoon33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