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31일 일본을 향해 날린 대포동1호 미사일의 추진장치와 탄두를 찾기 위해 일본이 온 힘을 쏟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1일부터 현장 해역에 호위함 3척과 P3C 초계기를 파견해 바다를 뒤지고 있다.
대포동 미사일은 △탄두와 관성항법장치(INS·Inertial Navigation System) △제1추진체 △제2추진체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탄두 바로 뒤에 붙어있는 INS. 미사일 비행정보 등에 관한 기록이 담겨 있어 이를 분석하면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 사거리를 크게 늘렸으나 정확도는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시험발사는 ‘일본영토나 영공을 침범하지 않고 태평양상으로 미사일을 보낼 수 있다’는 북한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그동안 상당한 기술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INS를 찾을 경우 미사일 궤적의 역추적도 가능해 일본영공 침해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INS가 컴퓨터 방식일 경우 비행기록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탄두 수색에는 이같은 실질적 목적 외에 일본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일본방위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정보를 사전에 입수, 감시에 들어갔으나 탄착점을 동해로 잘못 예측해 함정과 항공기를 동해상에 집중 배치했다. 탄착점도 엉뚱한 지점으로 발표했다. 기술선진국으로서 큰 망신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탄두 수색에 성공해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탄두는 부품의 하나인 자일로(위도 및 경도를 측정하는 장치로 INS에 들어 있음)를 추적하는 방법으로 찾는다. 방위청은 2단계 추진장치와 탄두가 홋카이도 앞바다에 떨어졌다고 밝혔으나 이곳 주변 해역의 수심이 5백m 정도로 매우 깊어 수색작업은 어렵기만 하다.
〈도쿄〓윤상삼특파원·성동기기자〉yoon33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