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구로사와감독 추모열기…日, 국민영예상 수여 검토

  • 입력 1998년 9월 7일 19시 33분


88세를 일기로 6일 타계한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감독을 추모하는 일본 국내외의 열기가 뜨겁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는 7일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관방장관에게 “구로사와감독의 공로를 기려 그에게 ‘국민영예상’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에게 이 상이 주어질 경우 영화감독으로는 첫 수상자가 된다.

오부치총리는 “구로사와 감독은 영화의 재미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준 탁월한 감독”이라며 그를 애도했다.

일본 신문들은 6일 그의 타계소식을 일제히 호외로 보도한데 이어 7일에도 북한 움직임 등 굵직한 뉴스를 제치고 1면 머리를 비롯해 몇개 면에 걸쳐 그의 작품세계와 해외 반응 등을 다루었다.

때마침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베니스영화제에서는 6일 모든 청중이 3분간의 기립박수로 구로사와감독을 애도했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총리는 이례적으로 애도성명을 발표, “독특한 영역과 표현감각, 사회현실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난 영화계의 거장이 타계했다”며 “세계영화계는 거장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또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은 “구로사와감독은 우리 시대에서 영화계의 셰익스피어 같은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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