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은 9일 하야미 마사루(速水優)총재 등이 참석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융기관이 자금을 융통하는 단기금융시장에서의 금리를 현재 연 0.40∼0.45%에서 연 0.25%로 낮추는 내용의 금융완화정책을 확정했다. 일본이 단기금리를 낮춘 것은 3년만의 일이며 이는 국내외 경제불안으로 경기악화와 물가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는 악성디플레를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는데 적용하는 금리인 중앙은행 재할인율은 현행대로 연 0.5%를 유지키로 했다.
일본의 금리인하소식이 전해지면서 9일 런던외환시장에서는 엔화투매현상이 나타나 개장초 엔화환율은 달러당 1백37엔대를 기록, 엔화가치가 전날보다 4엔이상 폭락했다.
이는 미일(美日)간의 금리격차가 더욱 커짐에 따라 투자가들이 앞다퉈 엔화를 내다팔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거품경기붕괴에 따른 경기침체를 탈피하기 위해 95년9월 중앙은행 재할인율을 연 1.0%에서 0.5%로 낮추는 등 ‘초(超)저금리 정책’을 선택, 현재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금리가 낮다.
이같은 초저금리정책때문에 일본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미국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미국 달러화 및 주가를 끌어올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번 조치로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한 최근의 ‘엔화강세 달러화약세’가 다시 ‘엔화약세 달러화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