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성추문 공방]美의회-언론 『위증 시인하라』

  • 입력 1998년 9월 15일 19시 31분


섹스 스캔들과 관련된 위증 시인이 ‘스타보고서’로 곤경에 빠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력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클린턴대통령이 위증을 시인하면 견책하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견해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도 14일 사설을 통해 클린턴대통령이 위증을 시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회의 요구는 클린턴대통령에게 모니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증언이 거짓이었음을 인정하라는 것.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에 대한 법률적 대응을 계속할 방침이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백악관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번주 변호사와 로비스트들을 대폭 증원해 의회의 탄핵안처리와 외설적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스타검사에 대한 법률적 공격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민주당내에서는 “궤변에 가까운 법률시비를 당장 집어치우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14일에는 민주당 최고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토머스 대슐 상원원내총무와 리처드 게파트 하원원내총무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법률공방이 어떤 생산적 결과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대슐)”면서 “이제 평범한 상식에 따라야 할 때(게파트)”라는 내용을 공식 성명으로 발표했다.

민주당의 당론으로 간주할 수 있는 최고지도부의 이같은 성명은 백악관의 법률시비가 국민을 식상케 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아직도 뉘우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려는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한번 위증을 인정할 경우 공화당에 탄핵의 정당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임기를 마친다 해도 뒤에 기소당할 소지를 남기기 때문에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측은 다만 민주당내 기류를 반영, 위증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스타검사에 대한 반격의 강도를 낮추는 수준에서 대응을 자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공화당은 선거전 ‘견책’수준에서 문제를 끝내려는 민주당의 희망과는 달리 조사를 르윈스키사건뿐만 아니라 화이터워터 파일게이트 등 클린턴대통령이 연루된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는 등 공세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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