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통상마찰 조짐…車협상-투자협정 체결등 교착상태

  • 입력 1998년 9월 18일 19시 28분


원화 약세로 대미(對美) 수출물량이 급증, 자동차 영화시장 등의 분야에서 한미(韓美)간 첨예한 통상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엔 재계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정부 금융권의 조건부 지원 방침을 놓고서도 미업계가 독점심화 보조금지급 등을 거론하며 의회 및 행정부를 압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 및 금융권의 기업구조조정 지원 방안이 국제적으로 상당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무역협회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미 수출물량은 올 1∼7월까지 총 5백30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백34만t보다 130%가 늘어났다.

한국 전체 수출물동량의 90% 이상을 실어내는 컨테이너의 경우 1∼8월 동안 북미지역(미국행이 95% 이상)에 22만5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개)를 수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가 증가했다.

반면 1∼7월 동안 미국으로 부터의 수입액은 40%가 감소, 대미 무역흑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무협 관계자는 “원화가치가 절반으로 급락했는데도 미 전체 수입액(달러기준)중 한국상품 점유율은 지난해 2.7%에서 금년 7월까지도 2.6%로 큰 변화가 없다”며 “미국시장내에 한국상품이 더욱 많이 깔렸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교통상부 등은 다음달 19일과 연말로 각각 시한이 정해진 한미자동차협상 타결과 한미투자협정 체결을 앞두고 미국측이 더 강경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협상의 경우 미측은 관세 및 자동차세율 추가인하를, 투자협정과 관련해 스크린쿼터제의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미 산업계는 이와 별도로 현대 삼성 등 5대그룹이 이달 3일 내놓은 반도체 유화 등 7개업종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정부 및 금융권의 조건부 지원방침에 대해서도 독점심화 및 보조금지급 등을 이유로 의회 및 행정부를 압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통합대상인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최근 최종 덤핑판정을 받은 데 이어 미국내 D램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사가 양사에 대한 한국정부의 보조금지급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도체와 항공 철도차량 등 컨소시엄 형태로 통합하는 업종의 경우 미국 및 유럽연합(EU)에서 ‘공정을 저해하는 인위적인 기업결합’으로 간주, 독점금지법을 역외(域外)적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외교통상부는 보고있다.

〈박래정·백우진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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