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은 하원법사위 헨리 하이드위원장의 30년 전 간통사건이 폭로되자 17일 루이스 프리 FBI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의원들에 대한 조직적인 중상과 협박 움직임이 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며 수사를 요청했다.
공화당은 댄 버튼 하원 정부개혁감시 위원장과 여성의원 헬렌 체노웨스에 이어 하이드가 공화당의원으로서는 세번째로 폭로전의 피해자가 되자 FBI를 끌어들였다. 인터넷 잡지 살롱은 하이드위원장이 60년대 의원이 되기 전 세자녀를 둔 유부녀와 간통해 가정을 파괴했다고 폭로했다.
물론 하이드는 이를 시인했다. 버튼의원은 혼외정사로 자식까지 둔 것으로 밝혀졌고 체노웨스의원 역시 유부남과 불륜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세의원은 공교롭게도 클린턴 대통령의 도덕성을 공격하는데 앞장서온 인물.
FBI에 보내는 서한을 작성한 톰 들레이 하원 원내수석부총무는 “사생활의 잇단 폭로는 백악관이 주도하고 있는 의원들에 대한 ‘초토화 작전’”이라면서 시드니 블루멘털 백악관 정치담당 보좌관을 배후로 지목했다. FBI는 공화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화당은 하이드의원이 클린턴대통령의 탄핵여부를 심의하는 법사위위원장이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공격을 의회조사에 대한 방해로 간주해 백악관의 개입사실이 밝혀질 경우 탄핵사유로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공화당의 주장에 대해 펄쩍 뛰고 있다. 어스킨 볼스 대통령 비서실장은 하이드위원장에게 공한을 보내 “의원들의 사생활 폭로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누구든 파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블루멘털 보좌관도 개입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살롱의 편집장인 데이비드 탈보트 역시 백악관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의 이복동생인 로저 클린턴이 지난달 CNN 래리 킹쇼에 출연해 “정치하는 사람들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백악관에 대한 의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