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조이너,서울올림픽 앞두고 약물 상용』

  • 입력 1998년 9월 23일 19시 14분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여자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가 38세의 나이에 요절하자 세계의 언론은 스프린터와 사회사업가로서 생전에 그의 업적을 애도하며 사망원인은 심장마비라고 보도했다.

그러나그가죽고난지 단 하루만에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조이너의 훈련 파트너였던 로나 부드(영국)는 22일자 런던 이브닝스탠더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조이너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근육강화제인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포함된 5가지의 혼합형 약물을 정기적으로 복용했다”고 폭로했다.

영국육상대표팀 감독인 부드는 “이는 병원 간호사로부터 직접 들은 사실”이라며 “당시만 해도 조이너는 뚱뚱한데다 느렸는데 어느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돼 서울대회를 앞두고 10초대를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도핑전문가인 독일의 베르너 프랑케 박사도 독일 ZDF 방송에 출연해 “조이너는 의심할 여지없이 약물때문에 죽었다”고 단정했다.

그는 “미국 상원에 제출된 정보와 조이너의 동료들에 따르면 미국 선수단은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전부터 약물을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주요 신문과 방송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조이너가 87년 기록이 급격히 단축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 육상대표팀 관계자들은 남성을 방불케하는 어깨 및 다리근육, 1백45㎏을 거뜬히 들어올릴 수 있는 근력 등 조이너의 체격이 갑자기 달라진 점을 의문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의 프랑수아 카라르 사무총장은 “조이너는 현역시절 약물검사에서 한 번도 양성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일축했다.

한편 미국 경찰은 23일 1차부검을 했지만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려면 몇 주는 걸릴 것”이라고 얼버무려 조이너의 사인을 놓고 세계 육상계는 한동안 논란을 계속할 전망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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