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신학자 겸 작가인 월터 완게린이 이야기형태로 재구성한 이 책을 일본어로 내놓은 도쿠마(德間)서점은 책을 발간하면서도 팔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뜻밖에도 5월말에 나온 구약편은 출간 3개월인 8월말까지 13쇄 16만5천부, 한달뒤에 나온 신약편도 이미 10쇄 14만3천부가 팔리는 이변이 일어난 것.
판매부수 못지 않게 독자층도 이례적이다. 도쿄 등 대도시의 기업체가 밀집한 서점에서 넥타이를 맨 남성 샐러리맨들이 집중적으로 책을 구입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중장년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분석이 나온다. 도쿠마서점 아오야마 고코(靑山恭子)편집장은 “신의 말씀은 가장 학대받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다.
현재 일본에서는 불황과 기업구조조정 속에 속앓이를 하는 중장년 샐러리맨이 바로 그들”이라고 분석한다.
서평지(書評誌) 편집인인 나가조노 야스히로는 “세상이 어려워질수록 부동(不動)의 것에 끌리는 법”이라며 “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 신자가 아니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수 있다”고 풀이했다.
비즈니스잡지인 ‘프레지던트’는 지금까지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성서나 예수 그리스도를 특집으로 게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다.
아베 가요코(阿部佳代子) 편집장은 “일본경제가 잘 나갈때는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적 인물이나 고전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지금은 ‘저팬 스탠더드’보다도 ‘앵글로색슨 스탠더드’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며 ‘소설 성서’의 성공은 이에 대한 반증이라고 말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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